[단독] “그날, 노래방에 없었다”…박혜수, 학폭 논란의 반전 (종합)

 

 

[Dispatchㅣ김지호·박혜진·구민지기자] “나도 학교에서 폭행을 당했다”

 

‘학투’ (학폭 미투)가 이어졌다. 물론,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다. (피해를 당했다는) 진술만 존재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소 10여 년 전의 일이다.

 

예를 들어, 박혜수 학폭 미투다. 대청중 동창인 A씨가 글을 올렸다.

 

“여기다 댓글 달면 저도 대청중 교실에서 머리채 잡히고 맞은 거 사과받을 수 있나요??”

 

A씨는 폭로를 이어갔다.

 

“혜수야 나 진짜 이런 거 써서 괜히 보복 당할까 무서워서 가만히 있었는데 사실무근? 사람이 이렇게 뻔뻔할 수도 있다니. 니가 “왕”인듯 욕하고 때리고 이간질해서 우리 사이 다 틀어졌잖아. 니가 그만큼 악랄했던 거야. (중략) 그러게 마음 좀 고쳐먹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하던지 사과하기 싫으면 방송에 나오질 말던지. 끝까지 사과도 없고 사실무근? 진짜 역겨워.”

 

주장과 사실, 진실은 다르다. 누구나 주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주장이 가짜라면, 사실은 허위가 된다. A씨의 주장,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디스패치’가 박혜수 학폭 의혹을 검증했다. 우선, 대청중 졸업생들을 만났다. 박혜수가 과거 사용했던 휴대폰도 확보했다. 박혜수의 생활기록부도 입수했다.

 

 

 

 

◆ A씨, 폭로의 모순

 

A씨는 박혜수와 동창이다. 나이는 1살 어리다. (박혜수는 94년생, A씨는 빠른 96년생이다. 박혜수는 미인정 유학으로 1년 유예, 대청중 2학년으로 편입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대청중 3학년 교실에서 박혜수에게 폭행을 당했다. “(박혜수가) 욕을 하고, 때리고, 이간질해 우리 사이가 틀어졌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디스패치’는 2010년도 당시 박혜수와 A씨가 주고받은 문자를 확보했다. 휴대폰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통해 과거 문자 일부를 살려냈다. (100% 복원되진 않았다.)

 

A씨 : 언니 파마 하구 있어?

 

박혜수 : 나 망할 삘. 완전 단발 됐어

 

A씨 : 언니는 있지… 뭘 해도 이뻐^^

 

박혜수 : (이모티) 꺄오. 왜 이래. 북그러(부끄러).

 

A씨 : ㅋㅋㅋ 이따 머리 보여주기다. (2010년 8월)

 

물론, 해당 문자가 폭행의 반박 증거는 아니다. 두 사람이 상당히 친했다는 정도만 알 수 있다. 그리고 둘의 우정은 중학교 졸업 후에도 계속됐다.

 

 

 

 

2011년, 박혜수와 A씨는 각각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박혜수는 은광여고에 입학했다. A씨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A씨 : 언닝. 시험 끝났서?

 

박혜수 : 월요일꺼 남아써ㅜㅜ

 

A씨 : 그럼 못놀아ㅠㅠ??

 

박혜수 : OO이랑 노래방만 갈라고 했었는뎅. 왜 뭐하게~~

 

A씨 : 헐. 나도 노래방… 나 오늘 셤 끝나서 대치동 갈라고!!

 

 

 

 

박혜수와 A씨는 고교 졸업 이후에도 안부를 주고 받았다.

 

A씨 : 언니 언능 만나자

 

박혜수 : 조아. 대치동 오면 연락해

 

A씨 : 나 재워주꺼지><

 

박혜수 : 다른 애들두 많자나~ 재워줄 수 있는 사람 있지 않아?

 

A씨 : 뭐…있겠지. 근데 언니랑 놀라는거지! (2014년 11월)

 

 

 

 

‘K팝스타’ 출연 당시에는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A씨 : 언니!!! 케이팝 어케됐어?

 

A씨 : 노래 개 잘불러… 우승하자

 

박혜수 : ㅋㅋㅋㅋ 우승 못해 ㅋㅋㅋㅋ 잘하는 사람 너무 많아서ㅜㅜ

 

A씨 : 언니도 잘해. 희망 잃지 말구 꼭 우승했음 좋겠당

 

박혜수 : 고마워 ㅎㅎ

 

 

 

 

◆ “언니를 응원해”

 

‘디스패치’는 박혜수 학폭 의혹을 취재하며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수집했다. 그 과정에서 A씨 교실 폭행 사건을 목격한 동창생 ㄱ씨를 만날 수 있었다.

 

ㄱ씨는 이를 흔한 여중생의 ‘싸움’으로 정의했다.

 

“A씨가 혜수한테 맞았다? 웃기다. 원래 둘은 친했는데 (오해가 생겨) 틀어졌다. 그날, 서로 이야기를 하다 싸웠는데 누가 먼저 (머리채를) 잡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러다 혜수 언니가 벽에 밀쳐졌고, 사물함에 부딪혀서 코피가 났다. 내가 혜수 언니를 보건실로 데려갔다. A씨 혼자 맞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두 사람은 며칠 뒤에 다시 화해했다. A씨는 혜수 언니, 혜수 언니 하며 좋아했었다.” (ㄱ씨)

 

실제로, A씨는 졸업 이후에도 박혜수를 ‘언니’, ‘언니’하며 애정 했다. 다음은 2011년, A씨가 생일에 보낸 편지다.

 

“언니 안녕? 오늘 우리 혜수 언니 생일이네. 언니 벌써 18인가? 우리가 중 3때 처음 만났으니까 거의 2년 되어간다. 요즘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지?? 난 접었어. 언니는 끝까지 열공해서 서울대 갔음 좋겠다. 힘들어도 기운내! 언니 볼 생각에 너무 두근두근 떨린당. 내가 언니 생일이니까 시험 일주일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치동까지 간다. 꼭 만나길 바래. 언니야 생일 진짜 축하하고 사랑해~”

 

마지막으로, 2015년 1월 23일. A씨가 보낸 응원 메시지.

 

“언니가 너무 자랑스럽다. 면접 끝나고 케이팝 몰아보는 중인데 나한테는 다른 사람들보다 언니가 최고야.”

 

‘디스패치’는 A씨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냈다. 박혜수 학폭 관련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아직 답이 없다. 그는 현재 자신이 올린 폭로글을 지웠다.

 

 

 

 

◆ B씨, 폭로의 왜곡

 

“혜수 언니, 나 대청중 때 김XX이야. 죗값 달게 받아~”

 

B씨는 자신의 실명을 밝히며 박혜수를 저격했다.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며, ‘떳떳하게’ 학투에 나섰다. 개인 SNS 계정으로 피해 사례를 제보받기도 했다.

 

“저희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욕하고. 뺨 맞은 거 20살 되어서 동창회 할 때 사과 한 번이라도 했으면 그냥 그럴 수 있지 어렸으니까 할 텐데 사과 한 번을 안 하고 인사도 안 하더라고요.”

 

B씨의 폭로 강도는 점점 세졌다.

 

“이유없이 애들 때리고 무릎 꿇으라 하고 친구들 이간질해서 사이 다 안 좋게 만들고. 너 대치동 청실상가 건물에서 누명 씌어서 내 뺨 2대 때리고 우리 아빠한테 전화해서 딸을 잘못 키웠다니 뭐니 욕하고 문자로도 매일 욕하고 싸이월드 다이어리에다가도 욕하고.”

 

B씨는 스포츠지와 인터뷰도 했다. 이때는 뺨 2대 수준이 아니었다. ‘집단 폭행’, ‘폭행 사주’, ‘피범벅’ 등의 단어를 썼다.

 

“남여 10여 명이 있는 노래방으로 불러서 1차로 때렸다. 그 아이들한테 저를 한 대씩 때리라고 했다. 박혜수 포함 3명이 때렸다. 2차엔 상가로 불러서 내 뺨을 수차례 때렸다. 3차로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에서 20여 명 앞에서 또 때렸다. 비가 엄청 오는 날이었는데 뺨을 계속 맞았다. 박혜수는 손이 아프다며 남자인 친구를 시켜서 또 때렸다. 입술이 터지고 코피에 귀에 멍까지 들었다. 옷이 피범벅이 됐다. 이후 내게 ‘대치동 오지 말라’며 문자를 보냈다.”

 

 

 

 

‘디스패치’는 박혜수의 과거 휴대폰을 포렌식 분석했다. 일부 문자를 확인한 결과, ‘폭언’은 나오지 않았다. 노래방 폭행을 유추할 수 있는 문자도 복원되지 않았다.

 

박혜수 : 오늘도 독서실 갈려구~ 넌 할머니랑 얘기해봤어?

 

박혜수 : 내가 2학년 국사나 사회책 가지고 갈까 그럼? 같이 공부할래?

 

박혜수 : 아. 나 7시 20분까지 학원 있다ㅜㅜ

 

박혜수 : 그럼 놀고 있다가 나 학원 끝나면 독서실 갈래? (2010년 8월)

 

 

 

 

사소한 오해로 다툰(?) 흔적은 발견했다.

 

B씨 : 오늘 나랑 독서실 간 다음에 애들이랑 노래방 가기로 했잖아.

 

B씨 : 근데 우리 부르지도 않고 단대 애들이랑 노래방 갔다며?

 

B씨 : 너 아까 내가 혜수야 혜수야 이러고 너 걱정하고 그랬는데

 

B씨 : 근데 넌 내 말 씹고 신경도 안쓰고 XX이랑만 얘기하고

 

박혜수 : 상황이 그게 아니야. 내가 폰이 꺼져서 집에가서 폰을 켰는데

 

박혜수 : 단대 애들이 나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노래방) 간거였어.

 

박혜수 : 아까 일은 진짜 미안해. XX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야. 에효ㅜㅜ

 

B씨는 유일하게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혜수야’라고 불렀다. 단, 해당 대화로 둘의 관계를 단정 지을 수 없다. (디스패치는 현재 2차 포렌식 분석을 의뢰했다.)

 

 

 

 

◆ “목격자는 말했다”

 

B씨에 따르면, 박혜수의 공격은 ‘집단폭행’ 수준이다. 하지만 그의 기억이 유일한 증거(?)다. 정황 진술만 있을 뿐, 다른 근거는 없다.

 

‘디스패치’는 B씨의 주장을 되짚었다. “20명 앞에서 맞았다”는 말을 토대로, 목격자를 찾아 나섰다. 다행히,ㄴ씨와 ㄷ씨, ㄹ씨를 만날 수 있었다.

 

ㄴ,ㄷ,ㄹ씨의 증언은 4가지 부분에서 ‘명확히’ 일치했다.

 

① 박혜수는 노래방에 없었다. ② 노래방 폭행은 C씨가 했다. ③ 박혜수는 놀이터에서 합류했다. ④ 놀이터 폭행은 D씨가 했다.

 

“B씨가 노래방에서 맞았다. 그건 사실이다. 누가 때렸는지도 기억한다. 나이가 1살 많은 C씨다. 평소 행실에 불만을 가져 때린 걸로 안다. 박혜수는 노래방에 없었다.” (ㄴ씨)

 

“C씨는 1살 많은 언니다. 같이 노래방에서 놀다가 때렸다. 다른 대청중 애들도 있었고. 그런데 특별히 말린 사람은 없던 걸로 기억한다. 박혜수는 그 자리에 없었다.” (ㄷ씨)

 

“박혜수는 노래방에 없었다. 놀이터에서 만났다. 놀이터 폭행은 남자 D씨가 주도했다. D씨는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친구였다. 이건 당시 있었던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ㄹ씨)

 

정리하면, B씨는 노래방과 놀이터에서 폭행을 당했다. 대청중과 단대부중 등 여러 친구들이 있었다. 노래방 폭행은 대청중 C씨, 놀이터 폭행은 남자인 D씨가 앞장섰다.

 

“B씨와 (남자) D씨는 그날 이후 화해했다. 둘은 졸업 후에도 친하게 지냈다. B씨가 SNS에 함께 놀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나는) B씨가 왜 D씨의 폭행을 박혜수에게 뒤집어 씌우는지 모르겠다. 지금 이야기가 너무 한쪽으로 쏠렸다. 그때 20명 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추가 증언이 좀 더 나오면 좋겠다. 사실이 너무 왜곡돼 안타깝다.” (ㄹ씨)

 

 

 

 

◆ 또, 드러난 반전들

 

‘디스패치’는 취재 도중에 장평중학교 졸업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박혜수와 중학교 1학년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었다.

 

(박혜수는 2007년 3월 장평중에 입학했고, 2008년 8월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2009년 7월 대청중 2학년으로 1년 유예 편입을 했다.)

 

ㅁ씨에 따르면, 박혜수는 대청중 편입과 동시에 엄청난 괴롭힘에 시달렸다. 대표적인 예가 식판 사건이다. 급식 시간에 식판을 뒤엎은 것.

 

“밥을 먹고 있는데 혜수한테 전화가 왔다. 누가 고의적으로 식판을 엎어서 너무 창피했다고 하소연했다. (장평중) 급식실에서 나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친구들은 기억할 것이다. 혜수 목소리 들으려고 스피커폰을 켰기 때문이다.” (ㅁ씨)

 

ㅂ씨는 식판을 엎은 사람이 B씨라고 했다.

 

또 다른 친구 ㅅ씨는 “대청중 초반에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울면서 전화도 많이 왔다. ‘강북냄새’ 난다며 비하하고 차별한다며 울면서 전화도 왔다”고 전했다.

 

“장평중에서 (1학년 2학기) 학급 부회장을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그런 애가 대청중으로 가서 ‘강북냄새’로 놀림 받고, ‘식판사건’으로 괴롭힘을 당해 많이 울었다. 여기서(장평중) 그런 걸 겪어본 적이 없던 애인데… 대청중 초반에 적응이 힘들어서 원래 살던 장안동에 자주 왔다. 그때 기억이 남아있다.” (ㅅ씨)

 

ㅁ,ㅂ,ㅅ씨의 전언과 비슷한 내용은, SNS 댓글에도 있었다. 한 네티즌과 B씨가 나눈 설전이 그것.

 

cxxxxx : 박혜수는 중학교 2학년 시작할 쯤 대청중에 전학왔음. 근데 B씨는 대청중에서 제일 잘나가는 일진이었음. 그래서 박혜수가 전학 왔을 때 욕하고 꼽주고 식판엎고 했음.

 

B씨 : 나 박혜수 전학옴과 동시에 캐나다로 1년 넘게 유학 갔고, 쟤 동네 사람들이랑은 본 적도 없고 친했을 때 나만 유일하게 언니라고 부른 적 없었단다. 내가 노는 애는 맞았는데 사람 괴롭힌 적 없는데…

 

 

 

 

◆ 누가 가해자일까

 

‘디스패치’는 수많은 연예인 학폭 관련 제보를 받았다. 취재 과정에서 멈춘 것도 많다. 10여 년, 또는 20여 년 전의 일. 대부분 기억에 의존한 진술이 전부였다.

 

박혜수 학폭 의혹 취재도 마찬가지. 객관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박혜수의 과거 핸드폰을 입수해 분석했고, 복수의 목격자를 만나 일치된 증언만 기록했다.

 

A씨의 교실 학폭, B씨의 노래방 학폭. 박혜수를 가해자로 꼽긴 힘들었다. A씨의 경우, 포렌식 데이터가 증명했다. B씨의 경우, 복수의 목격자 증언이 일치했다.

 

A씨와 B씨, 그리고 박혜수는 일명 ‘베프’였다. 특히 A씨는 졸업 후에도 박혜수를 응원할 만큼 가까웠다. B씨의 경우에도 이성 문제를 상담할 만큼 친한 사이였다.

 

‘디스패치’가 인터뷰한 동창들 역시 “그들은 친하게 지내던 사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A씨와 B씨가 왜 당시 상황을 왜곡하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현재 A씨와 B씨는 ‘디스패치’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디스패치’는 마지막으로, 박혜수의 생활기록부를 입수했다. 장평중 1학년 학급부회장, 대청중 3학년 1학기 학급회장, 2학기 학급부회장을 지냈다.

 

“리더십이 강하고 친구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학생으로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특히 학생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제시함.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이 빠르고 생각이 어른스러움.”

 

☞ [취재파일 PDF] 박혜수, 포렌식, 문자, 반전, 그리고 17명의 증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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