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양의지 회장 “선수들 사이에 둔 싸움 멈춰달라”[SS 이슈추적]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0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있다. 제공 | KBO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선수들을 사이에 둔 싸움은 멈춰달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양의지(33·NC) 회장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 회장은 15일 열릴 선수협 약식 총회를 앞두고 “선수들을 사이에 두고 세력 다툼을 하는 느낌”이라며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진실공방처럼 문제가 불거졌다. 내용을 파악하고,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문제인데, 안좋은 쪽으로만 얘기가 나오는 것 같아 속상하다. 선수들을 사이에 두고 세력 다툼을 하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선수협은 구단당 3명씩 대표선수가 참가하는 약식 총회를 개최한다. 공석 중인 사무총장 인선 규정을 확정하고, 정관개정 등 선수협 쇄신 작업을 위한 근거를 만드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당초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 7일 임시 이사회에서 보고한 회계감사 결과보고서에 대한 후속 대응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었다. 이호준 전회장과 이대호 전회장이 모두 불명예 퇴진하는 등 선수협이 신뢰를 잃은만큼 작은 의혹도 세밀하게 들여다보자는 취지다. 특히 자금 관련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 붙기 때문에 이참에 털고 가야 한다는 의지도 담겼다.

그런에 이날 오전 한 시민단체가 이대호 전회장과 고문변호사, 전 사무총장 등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형사고발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 단체는 지난 7일 임시 이사회가 열리던 날에는 고발 예고를 발표했는데, 공교롭게도 총회가 열리는 날 고발 사실을 공개했다. 이사회 직전에는 회장과 사무총장의 판공비 지급 방식의 부당함을 강조하더니 총회 직전에는 10년치 회계감사 비용이 과하다는 항목이 추가됐다. 해당 단체는 선수협이 거액의 돈을 들여 회계감사를 다시 진행한 것이 선수들의 피와 땀을 착복한 고문 변호사와 전 사무총장의 배임이라고 특정했다.

선수협은 그동안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평균 1500만원을 들여 실시했는데,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업계 평균 감사비용은 400~500만원 선이다. 그러나 박재홍 회장이 취임한 2011년 연말 통장 거래 내역 등을 세밀하게 들여다본 회계 실사 감사는 3000만원 이상 비용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 변호사인 법무법인 린 소속의 오동현 변호사는 “감사 과정에 드러난 증빙을 확인할 수 없는 자금이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됐다고 특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전임 사무총장들에게 경위를 물어보겠다는 것”이라며 “시민단체에서 우리 법무법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에 법인 차원에서 대응해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금 유용을 둘러싼 출처를 알 수 없는 폭로전은 양 회장의 쇄신의지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양 회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을 만들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2008년 이후 개정된적 없는 정관을 개정하려면 선수협 행정을 이끌 사무총장이 빨리 선임돼야 한다. 총장 인사 규정도 미비해 이런 부분을 총회에서 바로잡고자 했는데, 이상한쪽으로 이슈가 흐르고 있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선수협 등기에 등재된 이사들은 현재까지도 이호준 전회장을 비롯해 김태균 김상훈 임재철 등 은퇴한 선수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상 선수협 임원은 대표이사겸 사무총장과 회장(각 1명), 5인 이내 이사(사무총장 포함)와 10인의 선수이사, 감사(1명) 등 최대 17명으로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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